한국 기타 역사를 새로 쓴 ‘사건’의 주인공
강인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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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한민국을 대표했거나 들뜨게 했던 화제의 용어이자 화두 중 하나는 단연
‘UCC’가 아닐까 싶다. 그런 수많았던 영상이나 홍보물 중에서 음악적으로 크게 화제를
모은 것은 유명한 클래식 곡인 파헬벨의 <캐논>을 멋진 일렉트릭 기타 실력으로
소화해낸 아마추어 뮤지션 임정현이었다. 갑작스러운 텔레비전 깜짝 출연과 이어진 광고음악
삽입 등 매스컴의 힘을 업고 거의 호들갑스러운 반응은 아쉬웠지만. 그렇다면 다음의 기사
타이틀은 기억이 나시는지?! “기타리스트 강인오, 미 연주음반 사이트서 2위 기염”,
“기타 하나로 이뤄낸 작은 한류 강인오씨 미 차트서 2위 기록”. 각각 지난 3월 말쯤
<마이데일리>와 <동아일보>에서 다룬 기사 제목이다. 강인오의
성우진/ 대중음악평론가·방송작가
성우진 최고의 음반 리스트(무순. 국내음반에 한정) 강인오 |
블루스와 아프리카 전통음악을 넘나드는 두 거장의 손놀림
알리 파르카 투레 & 투마니 디아바테
개인적으로 올해 세계 음악계의 가장 큰 손실은 말리의 거장 알리 파르카
투레(1939∼2006)의 죽음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여러 면에서 큰 발자취를 남겼다.
그의 음악이 처음 미국에 소개됐을 때 사람들은 무척 놀랐다. 알리 파르카 투레가 연주하는
서부 아프리카 말리의 전통음악이 존 리 후커, 머디 워터스 같은 블루스 거장들의 음악과
매우 흡사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영혼이라 할 수 있는 블루스와 너무나도 비슷한 그의 음악을
조명하면서 자연스럽게 블루스의 뿌리가 어디인지도 규명됐다. ‘블루노트 음계가 많이 쓰여서
블루스다’, ‘슬퍼서 블루스란 이름이 됐다’는 그간의 논란이 사라진 것은 물론이다. 라이
쿠더가 그를 모시고 발표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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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쿠스틱 기타와 코라의 조화는 기대 이상의 결과를 가져왔다. 잡지
송기철/ 대중음악평론가
송기철 최고의 음반 리스트(무순. 수입음반 포함) 알리 파르카 투레 & 투마니 디아바테 |
복고는 퇴행이 아니다, 복고는 쇼크다!
날스 바클리
거개의 복고 방법론은 과거의 소재 자체를 끌어들이는 리메이크 아니면 멜로디와 리듬의 응용에 중점을 둔다. 데인저 마우스와 시-로(Cee-Lo)의 듀오 날스 바클리는 그런 구태를 거부했다. 타임머신을 타고 멤피스나 모타운 솔이 활강하던 1960년대 후반과 1970년대 초반, 그 시절로 돌아갔다. 그러면서 흔해빠진 복고를 가져오는 주범이라 할 느낌의 모사가 아닌 녹음 방식과 스타일의 완전 재현과 재활이라는 방식을 취했다.
첫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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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고의 상업성과 정체성을 구분하는 영미 음악 고객들은 기다렸다는 듯
복고는 잘해봤자 퇴행이라고 하지만 때로는 이 시대에 쇼크를 가할 수 있는 잠재적 방법론, 더 나아가 미래지향성도 소지하고 있음을 말해준 것이다. 복고라는 방식으로 지긋지긋한 복고의 상업성을 퇴치한 쾌보. ‘크레이지’ 날스 바클리를 빼고 올해 음악계는 정리가 안 될 것 같다. 백 투 더 퓨처!!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
임진모 최고의 음반 리스트(국내 음반 및 라이선스 음반에 한정) 1. 날스 바클리 |
그리스의 ‘상처뿐인 영광’에 대한 슬픔의 대서사시
엘레니 카라인드루
영화음악가 엘레니 카라인드루가 아테네에서 공연한 주옥같은 실황 앨범. 엘레니
카라인드루는 그리스가 자랑하는 영상시인 테오 앙겔로풀로스 감독의 영화음악을 담당해왔다.
이번 공연 실황에는 카메라타 오케스트라와 ERT합창단, 그리스의 국민가수 마리아
파란투리까지 우정출연해서 앨범을 더욱 빛내주고 있다. 수록곡은 영화 <안개 속의
풍경>(1988)의 삽입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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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인드루의 음악은 듣는 이를 압도하는 슬픔의 서사시이다. 앙겔로풀로스의 근작 <울부짖는 초원>에서도 보여지는 것처럼 그리스가 살아온 역사의 흥망성쇠는 우리나라와 너무 비슷하다. 그녀의 음악이 우리 마음에 더욱 깊이 저며온다면 그 때문일 것이다. <태극기 휘날리며>를 연상시키지만 <태극기…>가 지나친 총격전으로 일관해 동족상잔의 비극을 표현하려고 했던 반면 <울부짖는 초원>은 전투신이 거의 없이 여주인공의 흐느끼는 절규장면 하나만으로도 총격전 이상의 감동을 보는 이에게 준다. 이에 덧붙여 영화의 슬픔과 감정의 깊이를 더하는 건 그의 파트너 엘레니 카라인드루의 엘레지 음악들이다. ‘뿌리뽑힘의 절망에 대한 엘레지’라는 앨범 타이틀이 의미하듯, 이번 공연 실황 앨범은 그 같은 그리스의 ‘상처뿐인 영광’의 역사를 두장의 CD에 담아낸 것이다. 우리 민족의 그것과 같아서, 동병상련의 정마저 느끼게 하는 음악이다.
전영혁/ <전영혁의 음악세계> DJ
전영혁 최고의 음반 리스트(수입음반 포함) 1. 엘레니 카라인드루 |
사색적 울림의 뽕짝, 장난스럽거나 우아하거나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입술이 달빛>
올해 최고의 음반과 올해의 가장 흥미로운 음반은 다르다. 음반을 고르고 소개하는 입장에서, 올해 최고의 음반에 대해서는 거짓말을 할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이 모두 좋다는 것을 따라 말하면 된다. 그러나 올해의 가장 흥미로운 음반에 대해서는 그럴 수 없다. 자신에게 가장 흥미로웠던 음반에 대해 얘기한다는 것은 혼자서 가위 바위 보 게임을 하는 것과 같다. 속이려 해도 속일 수 없으며, 승패가 어떻게 되건 자신에게 가장 정직한 결과가 나온다.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사람에게는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의 두 번째 음반에 대해 얘기할 때면 왼손이 오른손을 이긴 것 같은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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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의 두 번째 음반에는 ‘뽕짝’ 리듬이 차분히 넘실거리는 기묘한 분위기의 포크송들이 들어 있다. 쿵 짝 쿵 짝 쿵 짜라 쿵 짝. 사람들은 포크를 ‘사람의 마음에 직접적으로 다가오는 진실한 음악’이라 말하곤 한다. 그러나 뽕짝 역시 (좀 다른 방향이긴 해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이 둘을 섞어서 안 될 건 없지 않은가? 캠프파이어에서 장난처럼 통기타를 두드리며 송대관의 <네박자>를 부르는 것 이상의 섬세한 음악적 시도가 이루어지지 말아야 할 까닭은 없지 않은가? 또한 그것이 엽기적(이기를 바라는) 복고와 키치로 범벅된 떠들썩한 울림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응시하는 사색적 울림이 되지 못할 이유도 없지 않은가?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의 노래들은 이런 질문에 대한 이상적인 답변을 들려준다. 음반의 타이틀 곡인 <입술이 달빛>, 구슬프게 뚱땅거리는 <고양이 소야곡>, ‘뽕짝의 재구성’을 감행하는 <또 돌아보고>와 같은 곡들에는 ‘전통’을 굳이 의식하지 않음으로써 전통의 일부가 된 음악이 얻어낸 여유와 부드러움이 있다. 때로는 장난스럽고 때로는 통속적이며 때로는 우아하다. 뽕짝이 존재하는 한국이 아니면, 뽕짝이 존재하는 21세기의 한국이 아니면, 뽕짝과 인디 신이 존재하는 21세기의 한국이 아니면 결코 나올 수 없는 음반이다. 이 음반을 올해의 최고작이라고 말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유일무이하다.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바로 그러하듯이.
최민우/ 대중음악평론가·음악웹진 [weiv](http://weiv.co.kr) 편집장
최민우 최고의 음반 리스트(무순. 국내 음반 및 라이선스 음반에 한정) 날스 버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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